Lee Hwabaek

이화백

Still Scape 展

2014. 7.11-7.31

○ 전시소개

『still Scape』 전시는 이화백의 1998년부터 2014년도까지의 작업들을 정리한 것으로써 새로운 도약 과정중의 작은 회고전적 성격을 갖고 있다. 칼리파 갤러리는 7월 11일부터 31일까지 『still Scape』 전을 통해 이화백의 새로운 창조와 과거대가들의 걸작에서 얻은 경험과 능숙한 이해력의 표현을 보여줄 것이다.

이화백의 작업에서 가장 주목하여 봐야할 요소는 그가 창작활동에 영향 받은 흔적에 있다. 그의 술집 연작의 인물 요소들은 로트렉을 비롯한 19세기말 프랑스 파리의 향락을 상시 시키며 폐인, 고도리, 마지막 게임 등의 작업은 다비드, 보론지노, 다 빈치의 각각의 작품들에 대한 직접적인 현대미술의 옷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과거 대가들의 걸작을 모사하는 행위는 젊은 미술가들이 선배미술가들이 거닐며 획득한 위대한 작품의 창조발자국을 따라 그들이 고민했던 문제들과 해결해낸 기법을 배워나가는 오래된 전통인데 이화백은 그 공부의 지점에서 더 나아가 그저 단순한 복습이나 노골적인 전용이 아닌 재치 넘치게 재해석된 이미지를 보임으로써 과거 러시아 소비에트 모더니즘의 정수를 보인 Natalia Goncharova 와 Mikhil Larionov 그리고 모더니즘의 두 거물인 피카소와 마티스까지 망라된 다양한 양식을 갖추었다. 또한 몇몇의 작업에서 보이는 평면적 색채와 날카롭게 마주하는 경계선들 그리고 색채도표와도 같이 나란히 놓인 윤곽선 등의 형태에서 문자와도 같은 상징성을 나타내며 20세기 초 미술의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인 스텐실기법과의 강한 유사성까지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과 함께 형태들의 해체를 통해 큐비즘의 향수까지 느낄 수 있는 다양성이 보이는데 이로써 그의 다양한 과거기법의 전통적 도용은 과거 거장들에 대한 능숙한 이해력이 포스트모던시대 미술의 최상의 대안과 모범이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인다. 피카소의 Rose 시기의 인물들과 마티스의 작업에 드러난 아프리카 미술의 직접적 인용 등 틀에 박힌 실험은 미술가들에게 저급의 즉 단순 복재의 모방미술가로써의 범주로 분류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는데 이화백의 작업은 이러한 위험에 정면 대치하는 큰 부담을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독창성이라는 명제에 대한 진퇴양난적인 해결책에 확실한 희망의 방향을 보인다.

칼리파 갤러리는 현재 미술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역량 있는 한국작가를 꾸준히 기획, 초대하고 해외에 알리는데 사명을 다하고 있다. 이화백의 그림은 고전에 원형을 두고 있으며 테크닉을 기반으로 한 촘촘한 구성과 세밀한 묘사는 이화백이 왜 ‘그림쟁이’인지를 금번전시에서 보여줄 것이다.

○ 작가경력

BFA, Surikov Moscow State Art Institute , Russia , 졸업

MFA, Surikov Moscow State Art Institute, Russia, 졸업

MA , Surrey Institute of Art , England , 이수

Solo Shows

2014 – Still Scape, Khalifa gallery, Seoul

2013 – Reload , Gallery 192 , Seoul

2010 – Gloria, UM Gallery , Seoul

2007 – Rhapsody, UM Gallery, Seoul

2007 – Lost in Translations, Sejung Art Center, Seoul

2005 – Roots, Sejung Art Center, Seoul

2005 – Retrospective, Indeco Gallery , Seoul

2002 – 음주가무전, Gallery Godo, Seoul

Group Shows

– 인사미술제, 모인 화랑, 서울

– 자녀 방에 걸고 싶은 그림, 모리스 갤러리, 대전

– Fountain Art fair, 뉴욕

– art fair 21, 퀠른

– Great pop Artist 20, Kumsan Gallery, Seoul

– Virtual Vision, Gallery the K

– Easy Art, Seoul Auction

– 한여름 밤의 꿈, Indeco Gallery, Seoul

– sight, SP Gallery , Seoul

– Innuendo, UM Gallery, Seoul

– 숨은 그림 찾기, Gallery H, 대구 현대백화점

– 진실한 그림,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 Korean Pop Art, 김해 문화의 전당, 김해

– Art Singapore, Singapore

– Tokyo Contemporary Art Fair, Tokyo, Japan

– 4 Nations, Arthouse Gallery, London, England

– A2K, St. John’s Gallery, Brussels, Belgium

도시적 삶의 단면을 소재로 한 신풍속화

윤진섭(미술평론가/호남대 교수)

요 근래에 우리 화단에도 팝에 대한 관심이 작가들 사이에서 부쩍 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점차 고도 소비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좌일 것이다. 1960년대의 미국 사회가 앤디 워홀로 대변되는 팝 아트의 전성기를 맞이했듯이, 사회적 배경을 등에 업고 나타난 이러한 예술 현상은 우리에게도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한 현상을 견인한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얼마 되지 않는다. 몇몇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의 유명 옥션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점차 그 영향력이 화단 전반에 미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팝 아트가 그처럼 번성하기까지에는 외부적 요인 외에도 내부적인 요인이 있었다.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 전반에 걸쳐 대량 소비가 이루어지고, 강남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 팝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번져가면서 하나의 독자적인 문화층을 형성하게 된 데에 기인하고 있다. 이미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모던 문화 현상에 대한 진단이 1990년대 초반에 내려진 바 있듯이, 우리의 도시 문화는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동시 발생적이며 다문화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의 외국인 거주자 수가 1백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 수치가 말해주듯이, 다문화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들이 사회에 대한 말 걸기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리라. 소용돌이처럼 격변하는 사회를 바라보며 거기서 소재를 찾고, 작품을 통해 자기 나름의 발언을 하는 일은 작가에게 맡겨진 중요한 과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작가는 화가로서의 기능적 분류를 떠나 사회에 대해 촌평과 주석(註釋)을 가하는 지식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화백의 그림들을 둘러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의 그림들이 지니고 있는 풍속화적 측면, 가령 신사동 가로수 길에 산재한 카페 안 풍경을 그린 그림들에 나타난 모습은 이 시대의 진정한 삶의 단면이 아니겠는가. 그것은 이를테면 조선조 말 단원과 혜원으로 대변되는 풍속화가 그 시대의 삶의 단면이듯이, 동서 문화가 교차하는 이 시대 삶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의 그림에는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등장한다. 정장이거나 혹은 캐주얼한 옷차림의 젊은 남녀들, 그들은 의자에 앉거나 아니면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우리의 착각일 뿐이다. 그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눈길을 마주보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나의 화면에 등장하는 대여섯 혹은 십여 명의 이상의 인물들 가운데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화백의 그림에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시선인데, 이 시선은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빗 리즈먼(David Riesman)의 표현을 빌리면, ‘군중 속의 고독’을 연상시킨다. 도시의 문화가 정녕 그러하다. 너와 내가 친숙한 것 같지만, 정작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란 그다지 많지 않다. 이것은 독일의 사회학자인 퇴니스가 논한 ‘이익사회(Gesellshaft)’의 측면을 가리키는 것이지만, 다중사회의 본질 역시 여기서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이화백의 그림들을 보라. 한껏 성장한 예쁜 여성들과 도시의 여피족을 연상시키는, 매너가 좋아 보이는 잘 생긴 남자들. 그들은 서로 무리를 지어 대화를 즐기는 것 같지만, 정작 대화는 부재한다. 그의 그림에서 등장인물들의 시선은 마치 난반사처럼 서로 어긋나고 있다. <결혼식 후(After the Wedding)>(2008-2010) 연작은 제목으로 미루어볼 때 아마도 결혼식이 끝난 뒤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뒤풀이를 하는 장면을 그린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 보다는 오히려 그가 이 시대의 도시문화를 창출하는 주역들인 젊은 남녀들을 빌어 대화가 부재하는 ‘소통 불능의 사회’에 대해 은근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으로 일컬어지는 ‘거대도시(megalopolis)’의 단면을 통해 대화의 부재와 진심이 증발된 사회에 대해 따끔한 비판을 가하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사회적 주석으로서의 그림이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 연작의 무대는 주로 신사동 가로수 길에 늘어서 있는 카페들이다. 그러니까 카페의 안과 그 주변 풍경이 이 그림의 무대가 되는 셈이다. 이 화백 그림의 특징은 이처럼 구체적인 장소를 통한 리얼리티의 확보에 있지만, 장소적 특성이 그림 안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또 그것이 그리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대도시 어디에나 있을 법한 장소를 통해 이 시대가 처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 말 걸기를 시도하고 점일 것이다.

이화백의 <결혼식 후> 연작은 그가 러시아 유학시절에 그린 일련의 카페 연작을 모태로 삼고 있다. 그는 이국풍의 카페 안 풍경을 이 보다는 좀더 사실적으로 묘사한 적이 있는데, 일련의 변천과정을 거쳐 지금 보는 것처럼 화려한 색상과 평면적인 필치를 특징으로 하는 독자적인 스타일의 구축에 이르렀다. 그 결과 이화백의 그림은 감각적인 도시의 삶의 정경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즉, 그는 순도 높은 색의 사용과 과감한 생략을 통해 어떤 사실의 전달보다는 도시적 삶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 연작이 다소 ‘팝적’으로 느껴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이화백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이콘(Ikon)> 연작을 선보인다. ‘90x45cm’ 크기로 이루어진 이 연작에는 마치 달력 광고나 ‘핀업 걸(Pin up Girl)’처럼 늘씬하고 예쁜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연작은 <결혼식 후> 연작보다는 더 ‘팝적’으로 읽혀지는데, 그 까닭은 그가 팝적인 문법을 더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처럼’이란 특정의 상품이 확연히 드러나거나 승용차가 배경에 보이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작품을 ‘팝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인은 이 연작이 차용하고 있는 형식에 있다. 이화백은 이 연작을 위해 달력이나 상품의 광고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세로로 긴 형태의 캔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안에 담긴 내용 역시 간결하여 메시지 전달이 분명한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곁들여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간결하고 평면적이며, 배경 역시 단색으로 처리돼 있어 명시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 <이콘> 연작은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대중의 욕망에 대해 따끔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작가는 <이콘>이란 기표의 이면에 드리워져 있는 기의에 주목한다. 이 연작에서 성의 상품화의 도구로서의 여성의 몸은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편평하게 칠해진 단색의 배경 위에 고혹적인 여성의 몸매가 드러나 있는데, 그것은 남성에게는 성적 욕망을, 여성에게는 아름다움에 대한 유혹을 부추긴다. 이른바 성형미인으로 대변되는, 가짜가 진짜를 구축하는 ‘시뮬라크르(simulacre)’ 현상이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화백이 <이콘> 연작을 통해 제기하고 있는 ‘몸의 담론’은 현란한 몸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 결국은 이미지에 의한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화백의 도시적 풍경 혹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 도시적 풍속화는 현란한 이미지의 사회 내지는 구경거리(spectacle) 사회에 대해 작가 나름대로 가하는 사회적 주석이다. 이화백은 그림에 대한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의 대상에 대한 압축과 생략, 그리고 몽타주적 구성방식은 거기에 걸맞는 현란한 색의 구사와 함께 도시적 삶의 허와 실을 마치 우리 눈에 보이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의 그림에는 이념적 허장성세나 과장 같은 것이 없다. 사회 현실을 관조하듯이 무심히 바라보는 가운데 그에 대한 판단은 관객에게 맡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 앞에 선 성숙한 안목의 관객은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을 잘 헤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Lee Hwabaek

BFA, Surikov Moscow State Art Institute, Russia

MFA, Surikov Moscow State Art Institute, Russia

MA, Surrey Institute of Art, England

8th Solo Shows

2014 – Still scape, Khalifa gallery, Seoul

2013 – Reload, Gallery 192, Seoul

2010 – Gloria, UM Gallery, Seoul

2007 – Rhapsody, UM Gallery, Seoul

2007 – Lost in Translations, Sejung Art Center, Seoul

2005 – Roots, Sejung Art Center, Seoul

2005 – Retrospective, Indeco Gallery, Seoul

2002 – Radio to drink, Gallery Godo, Seoul

Over 100 Group Shows

– Singapore Contemporary Art Show, Singapore

– Asia Contemporary Art Show, Hong Kong

– Fountain Art fair, New York

– Great pop Artist 20, Kumsan Gallery, Seoul

– Virtual Vision, Gallery the K

– Easy Art, Seoul Auction

– Indeco Gallery, Seoul

– Sight, SP Gallery, Seoul

– Innuendo, UM Gallery , Seoul

– Art Singapore, Singapore

– Tokyo Contemporary Art Fair, Tokyo, Japan

– 4 Nations, Arthouse Gallery, London, England

– A2K, St. John’s Gallery, Brussels, Belg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