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Kiesoo

박기수

Mountain Story 展

2013. 6.19-7.7

서양화가 박기수 작품세계…압축된 이미지 속에 담긴 산의 정기

Posted by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on Thursday, October 4, 2012

그는 산을 온갖 생명체를 끌어안는 무한한 포용력과 장중한 자태 그리고 그 남성적인 힘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웅혼한 산의 기상과 기백이야말로 생명력, 즉 생동감의 상징적인 면모에 합당하다. 이러한 산의 실체를 조형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설명적인 사실묘사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했는지 모른다. 다시 말해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강렬한 힘의 표현, 즉 신체적인 힘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질감을 통해 생명의 기운, 또는 산의 정기를 내포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리라.

He tries to absorb mountains on his painting as the symbol of the endless catholicity that involves all creatures, the sublime appearance and the masculine power. Above all, it is the spirit and energy of magnificent of mountains that is the symbol of dynamic movement. To illuminate the essence of mountain in creative way, it could be limited to the expository real description. In other words, it can be contained the powerful expression of visual image, the sprite of life by the matiere revealing the physical power as it is, or the energy of mountain.

Interview

나는 산이고 산은 나입니다”

산의 작가 박기수라고 하는데 박기수 선생님에게 산은 무엇인지요

산은 어머니 품속 같고 친구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배고팠던 어린 시절 나는 진달래가 많이 피어있는 뒷동산에 올라 진달래를 많이 따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 때 그 산은 한없이 커 보였고 내 마음의 정원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청년이 되어 다시 올라보니 산은 언제나 변하지 않은 그대로의 산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외로울 때도 괴로울 때도 집 뒤에 있는 야산을 자주 찾았는데 이것이 나의 그림의 소재가 되고 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산은 4계절이 있어 좋지요. 사람의 손길이 없어도 자연의 순리대로 움직이니까요. 나는 그림을 그릴 때 내가 산이 되고 산이 내가 되어 하나가 되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도 산에서 뿜어대는 氣(기)를 온몸으로 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 선생님 작품들의 색감과 질감이 독특합니다. 어떤 작업을 지향 하시나요.

반복해서 마티엘의 질감효과를 나타내며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이 서로 중첩화 되어 밀도 있는 색이 만들어지고 밑 색깔이 배어나면서 윗 색깔과 혼합되어 농익은 색으로 변화는 것을 즐깁니다. 물감을 수십 번 쌓아올리면서 물감이 마르고 또 덧칠하기를 되풀이 한 후에 나이프나 굵은 붓으로 끝처리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의 사념과 긴장의 정도가 작품의 질감을 결정합니다.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컨템포러리에 출품한 전작품이 판매되었는데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시는지

반응이 그렇게 좋을지 생각 못했습니다. 프랑스의 기획자이자 컬렉터인 빈센트 브르리스는 메인 도록에 실린 저의 장가계 그림을 보고 룸으로 찾아왔습니다. 그가 오랜만에 신선한 그림을 만났다며 과한 칭찬을 하였지요. 그날 저녁 와인을 같이 하고 싶다며 소호에 우리를 초대해주었는데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마 유행을 따르지 않고 진실하게 내면의 세계를 손끝이 아닌 마음으로 그린 것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림을 구입한 또 다른 컬렉터는 “요즘 그림은 정신을 지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작가들이 자기 옷을 입어야 하는데 남의 옷을 입고 옷이 잘 어울리는지 묻는다며 안타깝다고 말하더군요. 유행을 찾고 팔리는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세태를 말한 것이겠지요.

산을 그리시기 위해 스케치 여행은 자주 다니시는지, 혹은 작품을 위해 어떤 투자를 하시는지

그림이 완성되면 다음 스케치 여행준비를 합니다. 아내가 매니저 역할을 하기에 항상 같이 다닙니다. 젊어서는 혼자 다녔지만 지금은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부탁을 해요. 생활비 중 여행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것 같아요. 나의 신조는 산을 보지 않고 그리는 그림은 죽은 그림과 같다고 믿습니다. 자연을 보고 감동을 받으면 시인은 글로 표현하고, 화가는 색과 모양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감동도 없고 체험도 없다면 과연 그 그림이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요? 뉴욕행도 나에겐 장거리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추구하는 작품 경향에 대해서…

지금처럼 할 것입니다. 작가는 고독한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작품의 질을 높일 수가 있지요. 자연은 변하지 않는데 인간이 파손하고 변형시켜서 인류의 재앙을 불러옵니다. 앞으로 세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자연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산을 그릴 것입니다. 올해 히말라야를 그린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세계의 명산들을 찾아 캔버스에 담을 예정입니다.

미국행을 결심하셨는데 이유와 미국에서의 계획 어디에 정착해 작품을 그릴 예정인가요.

한국에서 30여년을 작가로 보냈는데 이제는 해외로 나가 세계의 작가들과 만나 작품 세계를 비교하고 싶습니다. 세계의 작가들이 모이는 미국 뉴욕에 거주하며, 전시회도 열고 경매에도 참가하여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 때 제 작품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릅니다. 다만 마음을 쏟고 정성을 다해 느끼고 그리는 작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작가 박기수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 주십시오.

박기수는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25회의 개인전과 3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해온 중견작가다. <이형회> 대상을 수상하고, 홍콩, 이태리, 오스트리아, 캐나다, 러시아, 몽골, 중국, 독일, 프랑스 뉴욕 등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그밖에 국내외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초대전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박기수는 국제 교류협회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미술전문 잡지는 물론 국내외의 다양한 언론에 인터뷰 내용이 소개된 작가로 지난 10월 홍콩에서 열린 첫 번째 <2012 Asia Contemporary Art Show>에서 출품한 작품이 모두 판매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의 인기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국내에서 다수의 초대전이 기획되어 가장 바쁜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